안녕, 로건. 길거리에서 처음 보자마자 작은 몸으로 제게 다가와 빤히 올려다보며 끊임없이 울어댄 고양이를 충동적으로 데려왔다. 그 이름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사람은 편집자님이었다. 자기 몸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떻게 애완 고양이한테까지 그러고 싶냐는 질책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 뒤로 로건은 편집자님이 오기만 하면 도망부터 갔다. 남자의 무릎에 누워 작은 몸을 바르작거리는 고양이를 길고 흉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네 이름의 뜻은 공허, 허무야. 아무런 의미도 담겨있지 않아야 헤어져도 아프지 않잖아. 우리는 서로 외롭지 않게 함께 있기만 한 사이가 되는 거야. 괜찮아?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은 그저 나른히 울음소리를 냈다.
조금은 나아졌다. 유난히 제게 다가와 살갑게 대하는 검은 고양이의 작은 온기가 더해졌고, 예전보다 늘어난 마감의 양에 몸이 바빴다. 가끔 연필의 끝이 멈추고, 타자기의 버튼을 눌러대던 손가락의 움직임이 둔해질 때가 있었지만 괜찮았다. 어떻게든 살아남을 만했고, 최소한 친어머니의 꼴은 면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지루하고 긴 밤에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당신의 목소리와 모습을 그렸지만, 괜찮았다. 당신이 끊으라 해서 거의 다 끊어갔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친아버지와 양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배웠던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방 안을 아무렇게나 점령한 에너지 드링크의 뻔뻔함은 날이 갈수록 하늘을 찔렀다. 무의식적으로 당신을 위해 머리한 구석에 남겨뒀던 온갖 이야기와 충동을 차근차근 정리하기 시작했다. 거울에 맺힌 망가져 가는 상의 감정을 헤아리며 당신이 이젠 신경 쓰지 않을 것을 자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