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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지, 난 욕심이 많아. 그렇다고 선생님에게 무리한 걸 요구하겠다는 건 아니야. 선생님이 이미 말 한 걸 원해. 그렇게 말하곤 당신을 올려다봤다. 나는 짊어진 죄가 커. 선생님의 곁에 남아도 될지 솔직히 자신이 없어. 그래도 나를 원한다면 하나만 약속해줘. 아까 한 말들, 책임져야 해. 날 이토록 기쁘게 한 걸 책임져줘. 조금 더 눈을 맞췄다. 물에 젖은 고동빛의 눈이 그저 좋았다. 이제 해가 져 버린 뒤 찾아온 밤의 검푸른 공기가 흘러들어왔다. 어두웠지만 당신과 함께이니 괜찮아. 조금만 더 안아줘. 품에 파고들었다.

 

  어쩌면 당신보다 더 오랫동안 당신을 좋아해 왔어. 당신 때문에 울어버린 날이 손가락과 발가락을 합해도 전부 헤아릴 수 없어.

 

  응. 나도 좋아해. 선생님을, 은 율을 사랑하고 있어.

 

  달은 혼자서 빛도 낼 수 없고 그 자리에 존재할 수도 없어. 너무 작고 하찮은 존재라 잊힐까 봐 항상 두려워해. 얼마나 아프게 해도 그 자리에 있을게. 얼마나 외롭게 해도 있을 테니 나를 잊지 말아줘. 당신만이라도 나를 위해 살아줘. 달그림자가 강물 위에 선명히 그려졌다.

月寒江淸 : 달빛은 차고 강물은 맑고 조용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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