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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른 누나가 나를 찾아와 찔렀던 날의 밤에도, 사실은 당신이 보고 싶었다. 먼저 떠나버린 밉고 미운 매튜를 잊으려 그렇게 발버둥을 쳤는데 되려 그 자리를 당신이 차지해버렸다. 그렇게 장난을 치는데, 이렇게나 미워하고 싶은데, 자꾸 더 좋아져 한없이 곤란했다.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감정이 곤혹스러워했다. 끝없는 죄책감에 창밖의 달이 가득 찼다가 떨어질 때까지 울어버렸다. 매튜의 이름을 말하는 것도 당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도 전부 한없이 미안해서, 그래서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밖은 부드러운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 수많은 불빛이 반짝거려 한없이 아름다웠지만 차마 그곳에 가 닿을 수 없음을 알기에 흘러나오는 감정들은 모든 빛을 살라 먹을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 시꺼멨다. 손을 들어 막으려 애썼지만 차마 막을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비참했다. 당신은 누구와 무얼 하고 있을까. 나는 당신 때문에 이렇게나 아픈데. 길게 내세운 감정이 차마 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하찮았다. 망설이며 버티고 있는 시간은 이렇게나 시시했다. 차라리 당신이 저를 죽도록 미워했으면 좋겠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생각이 주춤거리기만 했다. 어느 한 쪽으로도 오롯이 향할 수 없어 괴로웠다. 아니, 사실 답은 정해져 있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한쪽을 쉽사리 잊어버리기엔 사랑한 시간이 너무도 길었고 단 한 번도 그 품에 온전히 안겼던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리라. 그것이 안타까워 키득거리며 행복하다고 거짓말을 나누고, 특별하다 속삭이며 서로를 용서했다. 흰 천을 머리에 쓴 채, 서로를 끝없이 바라보며 나눴던 첫 키스의 쇠맛이 가슴을 아프게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Mash Marigold : 이별의 슬픔, 반드시 올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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